1. 줄거리
영화 '꾼'은 우리나라 대표 사기 사건으로 거론되고 있는 '조희팔'의 사기와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조희팔은 2004년부터 약 4년간 다단계 의료기기 대여 비즈니스로 3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무려 5조 원대의 투자금을 가로챘습니다. 피해자는 전국적으로 7만 명에 달했습니다.
영화 '꾼'에서는 희대의 사기꾼인 '장두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돈을 모두 잃게 됩니다. 가까운 친구, 가족, 동네 사람들 모두 투자금을 잃게 되자 소개해준 이는 절망감과 미안함으로 그대로 건물에서 투신합니다. 검사를 포함해 권력자들과 연결된 장두칠은 도망가기 위해 가짜 여권을 건네받습니다. 다시는 위조를 하지 않으려고 마음먹었던 정진영은 검사의 압박으로 마지막이라며 장두칠을 위한 여권을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여권을 전해주러 간 곳에서 죽음을 당하고, 억울하게도 자살로 사건은 종결되어 버립니다.
정진영의 아들이 바로 현빈, 영화 속 지성입니다. 사기꾼들에게만 사기를 치는 나쁜 듯 나쁘지 않은 사기꾼 역할입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장두칠에 살해당한거라 생각한 현빈은 복수를 준비합니다.
지성은 야망이 대단한 박희수 검사를 만나게 됩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권력을 자신의 손에 넣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입니다. 우연한 만남에서 지성은 장두칠이 죽었다는 기사는 거짓이고 자신과 함께 장두칠을 잡아보자는 제안을 합니다. 박희수 검사는 춘자, 김 과장, 그리고 고석동 또 다른 사기꾼 세 명을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고 있었고, 이들도 자연스레 장두칠 잡기에 합류하게 됩니다.
이렇게 모인 다섯명은 장두칠을 잡기 위한 판을 짜기 시작합니다. 불법 카지노를 운영하는 것처럼 꾸미고 장두칠의 투자를 받아내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 3천 원의 현금 세탁 거래까지 이끌어 냅니다. 이 과정에서 박희수 검사는 그 야망과 욕심이 더욱 거세져 지성을 이용해 3천억을 챙기고 지성은 죽이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세 명의 조력자 중 한 명이 지성의 계획을 박희수 검사에게 흘리면서 지성과 나머지 두 명의 조력자들은 정말 죽을 고비를 맞는 듯합니다. 그런데 박희수 검사에게 현빈의 계획을 이르고 같은 편처럼 굴었던 고석동이 총을 겨누는 것은 지성이 아닌 박희수 검사였습니다.
사실 지성과 세 명의 조력자는 8년 전부터 이 판을 짜왔습니다. 모두 장두칠 사건의 피해자의 가족이었죠. 지성은 장두칠을 잡기 위해 쫓다 아버지를 죽인 것은 장두칠이 아닌 박희수 검사라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박희수 검사에게 접근하기 위한 커다란 사기를 계획한 것입니다. 한국에 나타난 줄 알았던 장두칠은 지성이 변장한 가짜였고, 도청했던 장두칠의 전화 속 목소리도 바로 지성이었던 거죠.
박희수 검사와 유력한 대선후보까지 한 곳에 모인 그들은 인터넷으로 생중계 되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자신들의 잘못과 비리를 모두 토해버리고 경찰에 체포됩니다. 지성이 출소 후 꾼들은 다시 지성의 아버지 사무실에 모입니다. 아직 진짜 장두칠이 남아있으니까요.
2. 감독 및 배우, 등장인물
영화 '꾼'은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 연출부로 시작한 장창원 감독의 입봉작입니다. 각본 작업도 직접 했는데 2011년 영화 평양성을 마지막으로 조감독도 그만두고 시나리오 작성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3년에 걸친 준비 끝에 '꾼'을 선보였습니다. 장창원 감독의 주인공 원픽 배우는 바로 현빈이었습니다. 사건 자체는 무겁지만 영화적으로 가볍고 통쾌하게 풀어낸 분위기에서 현빈의 연기가 기대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빈이 연기한 황지성은 사기꾼에게만 사기 치는 사기꾼.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햇깔리는데요. 반듯한 이미지 때문인지 사기꾼이지만 좋은 사기꾼이라는 모순적인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영화 속에서 현빈은 사기를 치기 위한 큰 그림을 기획, 설계합니다. 아버지 복수를 위해 두려울 것이 없는 인물인 데다 특수분장과 흉내로 감쪽같이 속이는데 영리한 사기꾼입니다.
유지태가 연기한 박희수 검사는 권력과 야망 앞에서 제어를 못하는 악하고 비열한 검사입니다. 사기꾼을 잡기 위해 사기꾼을 이용합니다.
박성웅은 장두칠의 오른팔인 곽승건을, 안세하는 정보 수집이나 컴퓨터에 능통한 김과장을 연기했습니다. 애프터스쿨 출신의 나나는 '꾼'을 통해 첫 스크린 데뷔를 했는데요. 능청스러운 연기와 거침없는 손기술을 가진 춘자를 연기했습니다. 외에도 지금은 더욱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허성태, 진선규, 정진영 배우도 각각 장두칠, 황지성 아빠, 사기 피해자의 사촌형 역할을 맡았습니다.
3. 반응 및 성적
영화 '꾼'은 평론가들의 외면을 받았습니다. 반전에 임팩트가 없고 화려한 출연진에 비해 연출력이 아쉬운 흔한 범죄영화라는 평을 받으며 기자와 평론가들의 평균 평점은 4.4점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 관객 점수도 52%로 아쉬운 평가를 받았고요. 하지만 네이버 관람객 평점에서는 8.32점을, 네티즌 평점에서는 7.63점을 보이며 나쁘지 않은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실제 결과 역시 무척 성공적입니다. 제작비가 40억원 수준의 적었던 덕도 있었습니다. 누적 관객수가 약 401만 명으로 매출은 310억 원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7년 흥행 순위 8위에 오를 만큼 성공적인 결과입니다. 배우 현빈은 같은 해 1월 개봉했던 영화 '공조'에 이어 연이은 흥행 성공으로 티켓 파워를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현빈과 그의 팀이 모여 진짜 장두칠을 잡으려는 판을 짜는 것으로 영화가 끝나는 만큼 또 한 번 꾼들의 통쾌한 복수 사기극 2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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